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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전화가 오기까지, 휴대폰 작동원리의 비밀

2017.05.30 FacebookTwitterNaver

b_mainI번호를 누르고 통화 모양 아이콘을 누르기만 하면 빛의 속도로 통화가 연결됩니다

전화번호를 누르고 통화 연결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평소 우리가 전화할 때 ‘빛의 속도’로 통화가 연결되는데요.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통화가 연결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마법이 이루어지기 위해 필요한 복잡한 기술

 

b_01I전국 곳곳에 있는 기지국을 교환기와 연결하려면 팔뚝보다 두꺼운 케이블이 전봇대 위에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이나 바닷속까지 설치돼 있어야 합니다

통화가 연결되려면 우선 기지국 건물 옥상에 안테나가 세워져야 합니다. 우리나라 인구보다 더 많다는 휴대폰 가입자를 서로 연결하려면 교환기가 여러 대 필요하죠. 또, 전국 곳곳에 있는 기지국을 교환기와 연결하려면 팔뚝보다 두꺼운 케이블이 전봇대부터 땅속이나 바닷속까지 설치돼야 합니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케이블 길이만 합쳐도 지구를 한 바퀴 돌고도 남을 만한 엄청난 양입니다. 강남대로나 명동 같은 도심에서는 주위에 케이블이 보이지 않는데요. 전기나 통신용 케이블이 지하에 매설된 예외적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휴대폰은 사용하지 않을 때 잠들어 있을까?

 

b_02I휴대폰은 대략 5초에 한 번 깨어나서 0.1초 동안 자신을 호출한 전파가 있는지 살핍니다

휴대폰은 사용하지 않을 때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언제든지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가까운 무선 기지국과 정기적으로 교신을 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소모가 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서 휴대폰은 주기적으로 잠들었다 깨어나길 반복합니다. 대략 5초에 한 번 깨어나서 0.1초 동안 자신을 호출한 전파가 있는지 살핍니다. 따라서 전화를 걸어서 신호가 가기 시작한 시간과 수신자의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하는 시간은 운이 좋으면 거의 일치하거나 5초 이상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무선 전파가 지나가는 구간은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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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상대방의 휴대폰이 울리기까지의 과정

통화 버튼을 누르는 순간, 휴대폰은 가장 가까운 무선 기지국 안테나와 교신을 시작합니다. 무선 기지국 안테나는 인구가 많이 모여 사는 도시에 특히 촘촘하게 박혀있습니다. 옥상에 매달려 있는 안테나를 보신 적 있나요? 안테나가 있는 곳은 유일하게 케이블 없이 내 목소리가 전파에 실려서 전달되는 구간입니다.

기지국에서 수신된 전파는 교환기로 가야 합니다. 교환기로 가야 상대방과 연결될 수 있죠. 기지국에서 교환기로 가는 길은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는데요. 예외도 있습니다. 바다 밑으로 케이블이 깔려 있지 않은 작은 섬에서는 마이크로웨이브 통신이라는 무선 통신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제주도는 어떨까요? 제주도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큰 섬이라서 바다 밑으로 해저 케이블이 깔려 있습니다.

 

제주도에 있는 친구와 전화가 연결되는 과정

 

b_04I휴대폰은 5초에 한 번씩 깨어날 때마다 자신의 위치를 ‘홈 위치 등록기’에 보고합니다

제주도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한다고 가정할 때, 제주도를 담당하는 전화국의 교환기는 그 친구가 제주시에 있는지 서귀포에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정확하게는 ‘홈 위치 등록기(HLR: Home Location Register)’라는 장비가 따로 있는데요. 휴대폰이 5초에 한 번씩 깨어날 때마다 자신의 위치를 이 장비에 보고합니다. 이 ‘홈 위치 등록기’는 통신사마다 고유의 장비가 있고 휴대폰이 특정 지역을 벗어나면 새로운 위치가 등록됩니다.

전화기에 친구 번호를 입력하고 통화를 시도하면 나와 가장 가까운 기지국과 특정 주파수의 전파가 사용됩니다. 그리고 기지국 내부의 무선 네트워크 제어 장치와 통신을 시작하면 보이지 않는 전선이 생기는데요. 이 통신 선로를 편의상 ‘채널’이라고 부릅니다. TV의 채널도 방송국의 전송 장비에서 오는 다양한 전파 중 내가 보고 싶은 특정 전파를 골라 보는 개념입니다.

채널은 무선 구간과 유선 구간을 통칭하는 가상의 실입니다. 휴대폰에서 가입한 통신사 건물에 있는 교환기 사이에 물 대신 전파가 흐르는 파이프가 생긴다고 상상하면 되는데요. 교환기는 내가 누른 번호가 유효한 번호인지를 확인하고 내 휴대폰을 인증합니다. 이 인증을 통과해야 상대방과 통화가 가능합니다.

다음 단계로 교환기는 홈 위치 등록기를 통해 친구의 휴대폰이 제주도의 남쪽에 있는 교환기 구역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 교환기에 연결된 수백 개의 무선 기지국에 일제히 ‘호출 메시지’를 발신합니다. 5초마다 메시지를 확인하던 친구의 휴대폰은 자신을 부르는 그 메시지를 포착하자마자 벨을 울리기 시작합니다. 친구가 전화를 받으면 채널이 내 휴대폰에서 친구의 휴대폰까지 연결돼 통화가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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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발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길을 만들어주는 기지국

물리적인 전선은 아니지만 논리적으로 하나의 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채널이 발신자와 수신자 간에 준비되면 그 길을 통해 서로 의사소통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목소리는 휴대폰을 통해 전파에 실려서 가장 가까운 기지국으로 보내집니다. 기지국에 전파가 도착하는 순간 전파를 사용하는 무선 구간은 끝입니다. 이제부터는 유선으로 연결됩니다. 서울의 교환국에서 출발해서 통신의 고속도로라 할 수 있는 백본망을 지나고, 전남 고흥에서 출발하는 해저케이블을 통해 제주도에 있는 교환국에서 기지국으로 다시 연결됩니다. 친구가 있는 제주도 중문을 담당하는 기지국은 사용자의 목소리 정보를 전파에 실어서 친구의 휴대폰에 보냅니다.

전화 연결의 과정을 다시 정리해보면, 사용자가 휴대폰에 대고 말을 하면 그 목소리가 통신 사업자의 주파수 대역 전파에 실려 가장 가까운 위치의 무선 기지국에 전달되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은 후 전화를 할 때 얼마나 많은 기술과 기계를 거쳐서 우리가 연결되는지 상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준혁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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