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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초연결 사회, 사무실은 필요 없다?

2017.07.25 FacebookTwitterNaver

▲ 4차 산업혁명 사회에서 사무실은 노동의 필수 요소가 아닙니다

지난 기고글에서는 사무실과 공장에 사람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가속하는 초연결 사회에서는 굳이 사무실이 필요할 것 같지 않습니다. 어디서든 연결되는 기술적 환경에서 꼭 한곳에 모여 일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리는 온라인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플랫폼 노동자’나 ‘클라우드 워커(Cloud Worker)’로 부릅니다. 숙박업체 에어비앤비나 온라인 서점 아마존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는 각자의 집에서 컴퓨터를 켜고 온라인에서 일하고 임금을 받습니다. 이렇듯 가상공간에서 일하는 것이 점차 익숙해지면서 이곳에서 놀고 일하는 회사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습니다.

놀다 보면 실력자

▲ 기술이 발달할수록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도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딜로이트 투쉬’라는 다국적 컨설팅 업체가 주목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주목받을 기업 코더(topcoder)는 온라인에서 프로그램 개발자의 실력을 겨루는 곳입니다. 온라인에 접속해 주어진 문제를 풀면 자신의 프로그램 개발 실력을 그린, 레드(최고 등급) 등으로 평가해줍니다. 마치 게임을 하듯 레벨을 높여놓으면 프로그램 개발자로 명성을 얻고, 이 실력을 눈여겨본 업체들이 이들을 스카우트합니다.

놀다 보면 실력자로 대우받는 것입니다. 또한 온라인에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쿠오라(Quora)’라는 업체는 자신의 명성을 추구하는 IT 개발자나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좋은 질문을 제기하거나 답변을 올려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습니다. 이 또한 게임처럼 진행돼 더 좋은 질문, 더 좋은 답변을 할수록 자신의 명성이 올라갑니다.

데이터는 나의 분신

▲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데이터화 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유전자의 변형, 조작 등이 가능한 시대가 함의하는 것은 우리의 몸이 정보화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장차 유방암이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미리 가슴 절제 수술을 받은 것은 자신의 몸이 아파서가 아니라 그의 ‘데이터’가 아파서라고 해석해야 적절합니다. 여기서 데이터란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안젤리나 졸리가 미래에 유방암에 걸릴 확률을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데이터는 곧 나의 분신 같은 존재라는 말이 성립합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경우, 가상공간에서 일한 경험을 데이터로 확보해 놓지 않으면 자신이 어디서, 어떤 일을 했는지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 만약 에어비앤비나 아마존 같은 회사들이 플랫폼 노동자들이 컴퓨터로 일했던 기록들을 넘겨주지 않으면 이 노동자는 다른 직장으로 옮길 때 자신의 일한 경험을 보여줄 수 없습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법으로 적절하게 대처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이른바 경력 증명인데 이 경험이 고스란히 온라인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일을 실시간으로 저장해두지 않으면 나의 노력과 경험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맙니다.

산업에서 유희로

▲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이 노동의 형태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산업이라는 영어 단어는 ‘industry’입니다. 이 말은 라틴어 ‘industrius’에서 비롯됐는데, 이는 근면하다는 뜻의 ‘diligent’입니다. 웹스터 영어사전을 찾아보니 ‘industry’라는 영어는 15세기부터 사용된 것으로 나옵니다. ‘diligent’는 매우 세밀하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한다는 것인데, 과연 산업사회에 어울리는 인재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우리는 근면을 최고의 가치로 간주할까요? 조립에서 조조로, 놀다 보면 능력자가 되는 시대에 우리는 근면보다는 유희, 최적화보다는 여분 등의 가치를 더욱 높이 쳐줄지 모릅니다. 우리는 생산조직, 근면, 조직적 노동, 회사의 부서를 뜻하는 ‘industry’가 서서히 종말을 고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산업이라는 말은 역설적으로 사라질 운명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그동안 우리가 일했던 직장과 사무실은 없어지거나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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