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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커뮤니티 플랫폼, 다시 전쟁이 시작됐다! 스마트 메신저

2017.02.08 FacebookTwitterNaver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앱 중 압도적 활용도를 자랑하는 것은 역시 메신저 앱이다. 2016년도 세계 각국의 앱 사용 랭킹 5위권 내는 결국 모두 페이스북 메신저, 라인, 위챗 등 메신저가 차지했다. 휴대전화 판매점에서도 “아버님, 메신저 깔아 드려야죠?”라며 과잉 친절을 베푸는 것으로 보아 우리 스마트폰 생활에서 메신저가 지닌 존재감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메신저의 인기는 소통을 위한 도구라는 폰 본연의 목적에 가장 부합하기에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2017년 현재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전개가 펼쳐지고 있다. 메신저는 촘촘히 연결된 타인과의 관계를 트램펄린 삼아 더 높이 점프하려 하고 있다.

메신저는 SMS, 즉 문자 기능의 간편 대체재다. 이 활용 패턴을 점령한 후 더 본질적인 폰 기능인 통화 기능을 잠식하는 것이 예상 경로였다. 물론 이 쪽으로도 앱의 기능은 확장되었으나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기대하는 게 단지 전화기가 아니었음을 깨닫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전화로 가능한 일을 굳이 몇 푼 아끼겠다고 메신저로 하지는 않았던 것.

오히려 전화로 하기 힘들었던 일들에 대한 수요는 늘어갔다. 비디오 통화 기능, 음성 그룹 통화 기능, 단체 비디오 채팅으로 메신저 앱은 진보를 거듭하고 있고, 현재 페이스북 메신저만 해도 6명이 동시 비디오 채팅, 음성만으로는 50명까지 왁자지껄 수다가 가능하다. 그동안 이런 앱이나 서비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미 구글 행아웃, MS 스카이프 등으로 별도 제품에서 선보인 기능이지만, 이미 깔린 메신저 앱에는 친구들과 인간관계가 다 들어 있으므로 새로운 기능은 들어오는 족족 팔려나간다. 메신저는 이제 문자의 대체재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전반의 대안이 된 것.

메신저의 이와 같은 쾌진격에 자극을 느끼는 것은 뜻밖에 구글, 애플, MS 처럼 OS의 기능을 제공하던 회사들이었다. 라인이나 위챗의 대대적인 성공을 목격하며, 이들이 머지않아 자신들의 플랫폼이 제공하던 역할을 자처하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게 된 것이다.

컴퓨터 운영체제의 가장 주요한 기능 중 하나는 바로 메시징 기능이다. 모듈과 모듈 사이의 정보통신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자원을 할당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기능, 이런 일에 능숙한 이들이 인간이라는 모듈이 개입된 스마트폰의 설계도 탁월하게 해낼 수 있었다. 예컨대 노티 알림과 같은 일은 인간 모듈에게 시스템이 보내는 신호다. 거꾸로 인간끼리의 통신에 통달한 메신저는 더 큰 모듈들의 운영을 도맡는 체제가 될 수도 있다. 메신저로 갈고 닦은 신호 교환 역량은 얼마든지 인간 이외의 대상과도 활용될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 라인은 O20와 IoT 메시징 인프라가 되고 있다. 라인 앱 사용자가 비콘의 발신 전파에 닿을 때 메시지를 받을 수 있게 한 것. 최근 라인은 자판기 통신 서비스 Tappiness를 시작했다. 비콘 경유로 자판기에서 사 마실 때마다 드링크 포인트가 쌓이고 이를 나중에 음료와 바꿔 마실 수 있는 구조를 선보였다. 이렇게 확장되는 신호 교환 인프라는 다양한 가치 교환에 활용될 수 있다. 바로 일종의 포인트 카드 기능인데, 사용자가 일차적으로 접하는 메신저 앱인 만큼 편의성이 강화되기 때문에 긴장하는 기존 업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삼라만상이 내게 톡을 날릴 수 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프로그램이 사용자가 띄워서 사용자가 정보를 확인하거나 입력하는 것이었다면, 운영체제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다가 이벤트가 발생할 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메신저 플랫폼이 모든 것을 지켜보다가 이벤트가 발생할 때 내게 말을 걸어올 수 있다. 더 나아가 그 기능을 다른 누군가에게 분양할 수도 있다.

막상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무언가가 이 세상에는 많다. 추운 겨울 언제 올지 모르는 유치원 통학 셔틀을 발을 동동거리며 기다려 본 초보 부모에게, 이제는 셔틀버스가 반경 1km 앞에서 알아서 메시지를 보내올 수도 있다. 물론 지금까지 이런 일들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정보를 알기 위해 하나하나 앱을 깔아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 사람과 매장을 친구 등록하는 일을 넘어 사물이 자신의 정보를 알리도록 등록할 수도 있다. 미래의 일이 아니라, 사업으로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플랫폼 업자들의 메신저 사랑은 뜨겁다. 구글은 행아웃이라는 번듯한 (하지만 인기 없는) 메신저 앱이 있었음에도 불구, 라인이나 위챗을 철저히 벤치마크한 알로(Allo)를 런칭했다. iOS10에서 업그레이드된 애플의 아이메시지(iMessage)는 급한 나머지 스티커나 스탬프를 소박하게 흉내 낸 여러 가지 기능을 넣었지만 역시나 아시아적 감성을 따라오지 못해 여전히 겉돈다. 하지만 이런 자구책을 보노라면 이들이 얼마나 다급한지는 느낄 수 있다.

스냅챗이나 스노우와 같은 젊은 감각의 메신저 앱이 새로운 사용자층을 흡수하는 속도와 그 영향력은 위협적이다. 급한 것은 구글이나 애플뿐만이 아니다. 페이스북도 최근 친구와 새소식 사이의 알림 아이콘이 아예 페이스북 메신저 형태로 변했다. 그나마 페이스북은 메신저도 잘 안착시켰고, 인스타그램이라는 잘 뽑은 카드도 있으므로 패가 모자랄 일은 없어 보이지만, 사용자의 모든 활동을 장악했다고 생각하던 애플이나 구글의 위기감은 상당하다.

이 시장은 지금까지의 컴퓨터나 인터넷의 연장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소통 역시 표현이라면 글이나 소리로만 이뤄져야 하는 것은 답답한 일이라고 새로운 세대는 느끼고 있다.
최근 메신저 앱들이 셀카와 같은 카메라의 활용과 그 결과물의 활용에 주목하는 것은 이러한 표현의 답답함이 오히려 기회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감동도 얼마든지 인스턴트가 될 수 있고 그렇기에 모두가 나눌 수 있다고 믿는 시대와 세대답다.

메신저 앱의 화면은 매우 단순하다. 결국 스크롤 되는 말풍선들 뿐이다. 그리고 그 화면이란 결국 없어도 된다. 왜냐하면, 말풍선조차 육성의 은유일 뿐이기 때문이다.

즉 메신저가 흥할수록 화면이 없는 유저 인터페이스로도 얼마든지 수많은 일이 가능하다는 일을 증명하기 쉬워진다. 버튼을 찾아 누르고 선택을 하는 종래의 유저 인터페이스의 작업 대신, 저편에 있는 상대방에게 말로 작업을 하는 일. 사실 컴퓨터가 있기 전부터 우리가 늘 해왔던 일이야말로 익숙한 미래의 익숙한 인터페이스일지도 모른다.

보험사 중에는 상담사와의 상담을 메신저로 처리하는 데가 늘고 있다. 전화나 팩스에 이어 메신저가 새로운 소비자 채널로 정착하기 시작한 것. 이렇게 운영해 본 기업들은 상담이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함을 발견하고 기계에게 상담을 시켜보기도 한다. 질의를 언어 해석해서, 적당한 답변을 던지고 사람은 이 소통이 잘 기능하지 않을 때 선별 개입하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한번 시작하면 자연언어처리와 딥러닝 등 본격적인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학습을 시켜 인간의 개입을 점점 줄여나가고 싶어질 것이다.

이 대화창 너머에 있는 상대가 기계인지 사람인지 궁금해지는 시기가 와버렸다. 그 궁금증은 아직까지는 농담 한 번으로 깨지겠지만.

우리는 이미 어느새 몇 개의 단톡방에 묶여 있을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그중 일부는 결국 업무 관련일 것이다. 메신저가 자의반 타의반 업무의 도구가 되어 버린 세상이다.

시의성 있게 기업용 라인과 기업용 위챗 등은 벌써 제품화되거나 별도 법인화되어 과거 그룹웨어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메신저 그 느낌 그대로 업무를 하면 되는 셈인데, 이미 이 시장은 슬랙과 같은 히트작 기업용 업무 메신저에 의해 검증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이 격해질 수밖에 없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와 같은 기업 내부용 메신저뿐만 아니라 고객용 메신저도 플랫폼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바로 ‘계정의 일원화’인데, 기업이 자신의 웹사이트와 메신저 계정을 연계하는 것. 익숙한 메신저 계정으로 로그온하게 하여 신규 회원 등록 프로세스를 생략하고, 개인정보관리에 대한 어느 정도 부담을 덜어내는 것이다. 대신 행동 정보를 취합, 향후 집적 액션 유도, 재방문 촉진 등 원하는 것만 플랫폼 측에 외주화할 수도 있다.

이미 트위터나 페이스북, 구글 플러스 등이 이와 같은 소셜 로그온 기능을 스타트업이나 게임 등 신규 사업자에게 개방하여 수 년째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 이 역할이 SNS화하는 메신저에게 넘어간 것. 이미 웹페이지에 메신저 마크를 삽입하여 공유를 유도하는 등 소셜 플러그인의 확충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 이러한 기업용 API가 웹사이트 뿐만 아니라 CRM이나 기간계와 같은 다양한 시스템과도 결합할 수 있다.

메신저는 21세기의 미들웨어를 탐내고 있다. 늘 로그온 되어 있는 메신저 앱이 B2B의 싱글사인온에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출처 : SK텔레콤 월간 디지털 매거진 CONNECT+ 2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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