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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가

2017.05.08 FacebookTwitterNaver

이 글의 제목에 대해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하면 당장 인공지능(AI)이 무엇이고, 어떤 인공지능을 말하는 것인지 분명하게 밝히라는 요구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아직까지 한국의 인공지능 기술은 선진국과 비교해 격차가 있어서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열심히 개발해야 하는 상황인데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주장을 하면 AI 기술개발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다.

인공지능 분야는 사실 하나의 단일 기술이 아니다. “논리학, 확률, 연속수학과 지각, 추론, 학습, 동작, 그리고 초소형 전자기기에서 로봇 행성 탐사 차량”까지 아우르는 매우 광범위한 분야다. 이 때문에 이 글의 제목처럼 단순히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주장은 다소 모호하고 애매하다. 따라서 인공지능에 대해 적절한 정의를 하고 그 정의의 테두리 안에서 논의를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여기서 말하는 인공지능은 ‘지능을 갖춘 대리인’으로 정의하려고 한다. ‘지능’이라는 것도 설명하기가 만만치는 않지만, 간략하게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해 보자. 그럼 지능을 갖춘 대리인이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사람 같은 존재(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아직은 인간 외에 이런 정도의 지능을 갖춘 존재는 없다. 지난해 이세돌 9단을 이겼던 알파고도 고도의 컴퓨터 프로그램이지 여기서 말하는 지능적 대리인 수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2050년 이전에 AI가 인간의 능력을 앞서는 시대 올 것”

그렇다면 아직 구체화하지도, 나타나지도 않은 기술에 대해 이런저런 걱정(예를 들어, 우리의 일자리 걱정)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현상을 산업혁명 이후 꾸준히 경험했고, 이런 역사에 비춰볼 때 인공지능 기술도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추론은 가능하다. 기계의 사람 대체는 일종의 공포로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AI는 저숙련 노동자뿐 아니라 고숙련 노동자들의 대체도 가능한 것으로 예측돼 전례 없이 일자리 걱정을 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는 인공지능 기술이 언제, 어느 수준까지 발전할 것인지를 예측해보는 것이다.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들은 그 기준을 ‘강한 인공지능’이 언제 등장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예측한다. 강한 인공지능은 쉽게 말해 사람처럼(사람보다 뛰어나게) 사고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지구 상에 지능을 가진 존재는 현재까지 인간만이 유일하다고 간주했지만 이런 강한 인공지능이 등장하면 인간은 인간 외에 다른 지능적 존재를 보게 될 것이다.

전 세계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 888명을 대상으로 벌인 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24%는 오는 2030년까지는 강한 인공지능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26%는 2050년으로 그 시기를 늦추고 있지만, 전체 전문가들의 약 절반이 2050년까지 강한 인공지능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나머지 전문가들도 21세기 안에 강한 인공지능이 등장한다는 것에 대해 대부분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또 다른 지능적 존재가 인간세계에 등장하는 것이 이번 세기에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사실 충격적이다. 우리의 자식 세대는 인공지능을 친구처럼, 또는 상사로 모시고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막연한 두려움 대신 변화 예측하고 대응법 찾아야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역사가 말해주듯 인간은 늘 새로운 환경변화에 잘 적응해왔다. 아마 인공지능이라는 전대미문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도 우리는 이런 환경에 적응하는 또 다른 노하우를 체득할 것이다. 그래서 논의를 좀 더 생산적인 형태로 전개하기 위해 ‘AI의 인간 일자리 위협’보다는 ‘AI로 변화되는 일하는 방식’으로 좁혀놓는 것이 좋겠다. 즉,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법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작업장이나 조직도 변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사실 일자리에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하다. AI처럼 새로운 과학기술이 등장하면 일자리에 변화가 생긴다. 문화적 요인도 일자리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1970년대 페미니즘이 등장하면서 여성이 대거 직장에서 일하게 됐다. 에너지나 자원 사용의 변화도 새로운 직업을 탄생시킨다. 석탄을 사용하다가 석유를 사용하면서 자동차가 탄생하고 그 뒤 벌어진 사회적 변화는 직업의 변화를 포함해 매우 급진적이었다. 정책의 변화는 어떤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제성장의 동력이 바뀌고 그에 따라 새로운 산업이나 직업이 생성된다. 이처럼 일자리의 변화는 많은 요인이 관여하기 때문에 특정한 원인만 거론할 수는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인공지능이 일자리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요즘 우리 사회에서 뜨겁게 논의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모 아니면 도(all or nothing)식의 접근보다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바뀌고 그에 따라 어떤 사회적 변화가 예상되는지 헤아려 보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또 앞서 언급한 대로 과학기술의 변화만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는 것보다 정책, 문화, 환경, 자원, 사회적 가치 등의 변화 등도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보고 다양하게 그 파급효과와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유용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 인간의 자리를 묻다’는 이제 챕터 2 “인간의 자리는 어디인가”를 통해 본격적인 인간의 일자리 변화를 살펴볼 것이다. 새롭게 게재되는 글들은 이런 종합적인 시각을 깔고 전개될 것이어서 미래를 예측하려는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작업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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