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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3가지 변혁과 부가가치의 이동

2017.05.16 FacebookTwitterNaver

어디를 가나 4차 산업혁명 이야기다. 수많은 언론, 정부, 기업 관계자, 그리고 전문가들이 (무엇의 전문가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나, 4차 산업혁명이 활용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술들의 – 예를 들어 인공지능, 바이오, 물리학 – 의 융합이라는 이야기 외에, 구체적으로 부가가치가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할 것이며, 이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선 기업이나 개인들에게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더 창의적인 사람들을 길러내는 교육이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럼 언제는 그런 사람들이 필요 없었나?’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기반이 되는 IT 기술은 3가지다. 첫 번째는 낮아진 센서와 네트워크 비용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전송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 Connectivity(연결) 기술,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검색하고 처리하기 위한 컴퓨터 기술의 발전, 마지막으로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이다. 이 세 가지 기술들의 발전은 사실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고, 어찌 보면 컴퓨터와 인터넷이 처음 도입된 이후 쉼 없이 달려왔던 분야일 뿐만 아니라,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고, 여기에 관련 있는 반도체, 소프트웨어, 통신망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떻게 보면 하던 일들을 계속 더 잘하는 것이니, 새로운 형태의 부가가치의 이동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부가가치 이동을 전망해 보기 위한 중요한 포인트는, 각각의 기술이 아니라, 기술들의 ‘융합’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융합’이라는 것은 좀 더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일들을 뜻한다.

첫 번째, ‘연역’보다는 ‘귀납’이 우선한다. 3차 산업혁명 시대가 인간이 여러 가지 지식과 경험들을 통해 의사결정에 필요한 알고리즘을 만들어 내고, 이것을 IT 기술을 가지고 구현해 내고, 여기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점점 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인간이 가지고 있지 않았던 알고리즘을 만들어 내는, 반대의 방향으로 점점 움직일 것이다. 알파고가 충격적이었다는 것은 어쩌면 프로 기사를 이겼다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수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내는 데에 프로기사의 도움이 필요 없었다는 사실에 있을지 모른다. 이론적으로 입력과 출력 데이터만 무한히 있다면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두 번째, 전통적인 산업을 운영하는 패러다임이 바뀐다. 기존에는 특정 산업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IT기술을 접목하여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것인지를 바라보았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그동안 불가능했던 통신/데이터/인공지능 기술의 측면에서 기존 산업의 가치 창출 프로세스를 어떻게 변혁할 것인지를 바라보는 것이다. 수많은 개개인의 실시간 행동 정보의 파악이 가능한 시대에 기존 마케팅에서 사용하던 고객 세분화 & 타깃팅 방법이 유효할까? 수천만 개 경제활동 주체들의 데이터들이 한꺼번에 분석 가능하다면 과연 과거의 거시경제학 이론들이 큰 의미가 있을까? 전 세계의 공장 운영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데도 기존 기업의 세분화되고 계층적인 조직 구조가 필요할까?

세 번째, 상품이나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나서 이것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단계, 즉 ‘유통’의 단계가 극단적으로 축소된다. 이미 하드웨어 상품들은 e-Commerce, 물류 시스템, 글로벌 공급망 관리 등을 통하여 유통 단계가 많이 축소되었지만, 앞으로는 디지털 콘텐츠, 소프트웨어, 지식 서비스 등 무형의 상품들도 비슷한 단계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본적으로 유통이란 것의 원래의 존재 의미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정보 불균형에 기인한 것인데, 온갖 데이터와 의사결정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이러한 불균형이 거의 사라지게 되고, 결국에는 대형화를 통한 유통 행위 자체의 효율성이 강조되면서 유통이라는 산업이 차지하는 전체 부가가치는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생겨나더라도 사회 전체적으로 일자리의 수가 줄어든다거나, 전반적인 행복도가 낮아진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단지 부가가치의 이동이 일어날 뿐이며, 사회 전체적으로 본다면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서 기술 발전이 인류의 절대적인 행복도 향상에 공헌해 왔듯이, 그러한 역사가 반복될 것이다. 농업, 광업, 제조업의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 수가 현대화 및 국제 무역의 활성화에 따라 엄청나게 줄어들었지만, 결론적으로는 힘든 육체노동에 의존하던 사람들이 줄어들고, 새로운 고부가가치 직업들을 창출하였으며, 사회 전반적으로 절대적인 행복도는 높아지고 가장 중요한 잣대인 평균수명이 늘어났던 것처럼, 4차 산업혁명도 같은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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