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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발 혁명? 아마존이 쓰는 데스노트!

2017.09.18 FacebookTwitterNaver

▲ 유통업계의 절대강자, 아마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아봅니다

유통 공룡 아마존이 지난 6월 미국의 유기농 슈퍼체인 홀푸드마켓 인수를 전격 발표해 시장을 발칵 뒤집어놓았습니다. 이커머스의 총아이자,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 질서를 뒤흔드는 아마존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흔히들 아마존이 진출하는 시장에서는 아마존 만이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아마존발 혁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좀 더 나아가 ‘아마존의 데스노트’라고 하겠습니다. 그만큼 아마존은 기존 사업자들의 존폐를 결정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전자와 엔터테인먼트, 식품까지 집어 삼키는 아마존의 다음 희생양은 누가 될까요? 그들의 데스노트를 들여다 봅니다.

패션업계, 나 지금 떨고 있니?

▲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료로 반품 가능한 아마존의 프라임 워드롭, 출처: 아마존 홈페이지
유통 전문매체 리테일터치포인트에 따르면, 아마존의 다음 목표 시장은 패션, 제약, 뷰티 산업이라고 말합니다. 더 세부적으로 콕 지목한 의견도 있습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아마존이 집중할 다음 영역은 패션”이라고 강조합니다.

아마존의 악명을 이미 들어보았기에, 패션 업계는 초긴장 상태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야심찬 아마존은 6월 말, 베타서비스로 아마존 프라임 워드롭(Prime Wardrobe)을 선보입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은 아마존닷컴에서 판매되는 의류 제품을 구매 전에 미리 입어볼 수 있습니다. 회원들은 추가로 한 푼도 낼 필요가 없습니다. 회원들은 구매하지 않고, 입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손쉽게 반품합니다. 반품 비용도 없습니다. 먼저 입어보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다들 온라인으로 옷을 구매했는데, 정작 내가 생각했던 디자인이 아니라서, 치수가 나랑 맞지 않아서 곤란했던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아마존은 이러한 소비자의 불편한 점을 포착합니다. 그리고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프라임 회원들은 마치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기 전에 직접 입어보는 것처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심적인 부담도, 경제적인 부담도 없습니다. 여기에 아마존의 강력한 가격 경쟁력도 소비자를 유혹합니다. 소비자는 3~4개 이상 아이템을 한 번에 담는 경우 약 10%, 5개 이상을 담을 경우 20% 이상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 벌을 직접 입어보고 구매하라는 솔깃한 제안입니다. 결국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결제하지 않고 여러 벌 주문하고, 배송 때 ‘반송 상자’도 함께 보내준다니,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서비스의 발표 후, 불과 나흘 만에 노드스트롬, JC페니 등 미국의 의류·유통업체 주가가 급락합니다. 소비자는 기쁨의 환호성을, 기존 의류 및 유통업체들은 비명을 지릅니다.

이 옷 나한테 잘 어울릴까? 아마존 에코룩에게 물어봐!

▲ 카메라가 달린 에코룩은 사용자의 패션 비서 역할을 담당합니다, 출처: 아마존

아마존은 여기서 더 나아가 아마존만이 할 수 있는 ICT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에코 스피커에 카메라를 장착해, 사용자의 의상을 추천하는 ‘에코룩(Echo Look)’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지난 4월에 출시한 에코룩 서비스는 패션 개인비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는 자신의 의상을 촬영하고, 추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용 방식은 간단합니다. 에코룩은 본체에 탑재된 LED 카메라로 전신을 체크한 후 여기에 가장 어울리는 의상을 점수로 추천합니다.

“알렉사, 나의 사진을 찍어줘” 혼자 있어도 어려움 없이 알렉사의 도움으로 전신사진을 촬영해 사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합니다. 이제 이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내서, 제3의 객관적인 시각을 들을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 사진을 보내길 부담스럽다면, 아마존의 인공지능의 힘을 빌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마존의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나에게 더 잘 맞는 의상을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두 가지 의상을 선택해, 에코룩을 통해서, 지금 어떤 의상이 더 나에게 잘 맞는지, 더 유행인지와 같은 쏠쏠한 정보를 바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기술은 바로 아마존의 러닝머신 데이터에 의한 기술입니다. 단순 느낌이나, 직관이 아닌 차곡차곡 축적된 아마존의 노하우를 통해서, 의상을 추천합니다. 사진을 보낼 친구가 없어 시무룩했던 사용자도 한껏 웃어봅니다. 그러니 에코룩이 있다면 오늘 무엇을 입을지, 이 옷이 나에게 어울릴지 더는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처럼 아마존은 기존의 패션 브랜드,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절대 할 수 없는 서비스로 사용자를 유혹합니다. 이 서비스를 통해서 아마존은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요? 기존에 없던 사용자 환경이 개선되면, 우선 사용자의 문턱이 낮아집니다. 그리고 사용자들은 아마존을 통해서, 자신에게 적합한 옷을 찾아 주문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어떨 때는 친구보다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의견을 주는 아마존을 향해, 사용자들은 지갑도 열어봅니다. 그리고 이 전체의 과정에서 거둬들이는 소중한 데이터는 고스란히 아마존의 것이 됩니다. 아마존 담당자는 데이터를 바라보며 인사이트를 뽑아냅니다. “사람들은 비가 올 때, 옷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구나”라고 말이죠.

궁극의 소비자 경험을 추구하는 아마존

이처럼 아마존의 힘은 사용자 경험 개선에서 비롯됩니다. 기존에 그 어떤 서비스에서도 제공하지 않은 서비스를 ‘기술에 의해’ 구현합니다. 최근 아마존 ‘대시(Dash)’를 통해 버튼형 구매 사용자 경험 역시 좋은 사례입니다. 그런데 사용자 경험에 대한 아마존의 집착은 기술이 만든, 기술에 의해 가능해진 결과입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닌, 끊임없는 연구와 투자를 통해서, 아마존은 사용자를 유인합니다. 곧 사용자는 아마존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단골이 됩니다. 그 어디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이토록 편리하게, 나에게 맞는 서비스를 받고 있으니, 아마존을 떠날 수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아마존의 스피커인 에코 역시 아마존의 생태계 구축의 ‘두뇌’이자 ‘심장’입니다. 음성 기반의 인공지능인 알렉사가 장착된 스피커 에코는 사용자의 거실에서 사용자의 환경을 지켜봅니다. 사람들은 아마존 스피커인 에코를 통해 알렉사에게 말을 걸고, 음식을 주문하고, 쇼핑도 하고, 날씨를 묻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데이터는 다시금 아마존으로 흘러갑니다. 아마존은 이 데이터를 가공해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안하는 데 활용합니다. 아마존을 쉽게 대적할 수 없는 이유는 이처럼 데이터에 의한, 과학에 의한 거대한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천하의 나이키도 무릎 꿇게 한 아마존의 힘

▲ 아마존에 입점한 나이키 출처: 아마존 홈페이지

지구 상의 최고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천하의 나이키(NIKE) 는 한 때 아마존 입점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나이키의 고유한 브랜드 경험을 보여주기에는 “아마존이 제한적이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에둘러서 말했지만, 본질적으로 단일 브랜드 나이키의 입장에서는 아마존의 커지는 영향력에 자사의 브랜드가 묻혀서, 부각되지 못하는 점을 우려했을 것입니다. 아마존에 입점하는 순간, 나이키도 아마존에 납품하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과거 나이키만의 독보적인 매장, 차별화된 경험을 줄 수 없으면, 득보다 오히려 실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래서 나이키는 한동안 아마존의 입점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경쟁상대인 아디다스가 온라인 입점에 성공하면서 나이키는 뒤늦게 아마존에 합류했습니다. 아디다스라는 경쟁자의 입점 이유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이커머스의, 그리고 아마존의 무서운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스위스 금융사인 UBS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키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아마존에서 물건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과거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는 소비자보다 아마존에서 구입하는 소비자가 점차 늘어나자, 더 이상 입점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거스를 수 없는 시장의 변화에, 결국 나이키는 아마존에 입점합니다.

나이키는 장기적으로 독자적인 몰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아마존이라는 플랫폼이 너무나 친숙하고 편리합니다. 이건 나이키뿐만 아니라, 다른 여타의 브랜드의 입장에서도 고민되는 이슈입니다. 우수 플랫폼을 통한 모객을 통해 매출 증대인가? 아니면 독자적인 브랜드의 차별화된 경험이냐? 적어도 나이키의 사례는 유통 공룡의 힘이 더욱 강력하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오프라인 중심의 브랜드들, 온라인에서 맥없이 쓰러져

미국의 대표적인 캐주얼 브랜드 폴로는 최근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폐점했습니다. 매출 하락으로 인해, 실적이 악화되자, 돈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 매장이 폐점한 것입니다. 뉴욕 5번가라는 상징적인 위치에, 폴로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폴로의 폐점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하자, 유지비가 많이 드는 오프라인 매장은 폐점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등을 고려할 때, 매출은 그보다 훨씬 상회하거나 적어도 적자를 보전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는데, 시장의 무게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자, 으리으리한 오프라인 매장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골칫덩이로 전락합니다.

폴로만이 아닙니다. 10대들에게 한때 뜨거운 인기를 누리던 아베크롬비 앤드 피치(Abercrombie and Fitch)도 최근 6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닫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한국에도 청담동에 매장을 열었으나, 최근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습니다. 대표적인 미국의 중가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제이 크루(J Crew)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폴로와 유사한 디자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속도와 가격이 중요한 온라인 중심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점포별 매출이 하락하자, 승승장구하던 대표는 사퇴하고, 회사는 구조조정에 직면합니다.

이처럼 앞선 패션 브랜드의 쇠퇴에는 공통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하지 못한 브랜드들입니다.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 강한 지지기반을 두고, 온라인으로의 전환을 상대적으로 등한시 했습니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빠른 속도로 온라인 시장의 체질을 강화한 SPA 브랜드들은 여전히 선방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세계의 철칙, 가성비, 선택의 다양성, 솔직한 후기

▲ 소비에 있어 가성비를 따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에서는 ‘가성비’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시시각각 소비자는 가격을 비교하고, 검색합니다. 소비자들은 지금 당장 포털 사이트에서 내가 가장 사고 싶은 물건을 싸게 사는 방법에 골몰합니다. 이러한 가격에 대한 높은 민감도는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 으리으리한 클럽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분위기에 혹해서 구매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소비자들은 과거에 비해 더욱 냉정해졌습니다. 즉시 가격과 제품의 비교가 가능하고, 동일한 제품임에도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는 곳을 찾아 다닙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욕구 변화를 읽어내고, 전면으로 내세운 곳이 바로 아마존과 같은 이커머스 사업자입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소비자들은 많은 브랜드를 빠르게 비교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실제 구매 고객들의 직접적인 리뷰는 좋은 판단 기준이 됩니다. 2017년 현재 사람들은 제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하고 빠르게 판단합니다. 많은 정보와 이미지를 확인하고, 결정하는 선택의 순간, 많은 소비자들은 좀 더 좋은 물건을, 좀 더 싸게 살 수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리고 그들의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곳이 바로 아마존입니다. 선택의 다양성, 가격의 경쟁력, 그리고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제품에 대한 평가까지 하나 빠지는 것이 없습니다. 과거 고고한 브랜드들의 힘을 순식간에 ‘리셋’해버리는 아마존의 힘은 여기에서 옵니다.

진격의 아마존, 다음 목표는 뷰티와 제약사업

미국의 경제전문 미디어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은 패션뿐만 아니라, 향후 화장품 및 의약품 시장에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화장품의 경우에는 기존의 화장품 업체를 인수하거나, 자체 브랜드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마존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높은 화장품을 판매할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또한 아마존은 의약품 시장도 전담 사업 인원을 구성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존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와 구매 과정에서 불편함을 제거하는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특히 제약 시장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관련법규가 있고, 기존의 전문가 그룹인 약사와 의사를 거쳐야 한다는 다소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투명한 패션 시장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러한 제약 시장의 특수성을 극복하고, 향후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식자의 행보가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글. 정연욱(커넥팅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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