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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를 현실에서 찾을 수 없다면? 가상여자친구의 등장

2017.10.23 FacebookTwitterNaver

▲ 영화 ‘그녀’의 한 장면, 정말 목소리만으로 충분할까?

몇 년 전 개봉한 영화 ‘그녀(Her)’를 보셨나요?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여러모로 신선한 충격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였지만, 여자 주인공의 모습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AI는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동작하며, 매력적인 목소리와 센스 있는 일 처리로 남자 주인공의 마음을 점차 잠식해 갑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인스타그램 필터처럼 감성적으로 담아낼 뿐입니다. 하지만, 뭔가 좀 심심한 느낌이 듭니다. 목소리 말고 그녀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순 없는 걸까요? NUGU, Siri, Cortana, 빅스비 등 오늘도 비서들은 쏟아져 나오지만 그들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어 아쉽기만 합니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처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힘을 합쳤습니다. 석상과 사랑에 빠진 피그말리온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비너스가 마법을 부린 것처럼, 우리에게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일명 VR) 기술이 도움의 손을 내밀기 시작한 것입니다. VR 기술은 사용자가 고글형 장비를 착용하면, 바로 3차원 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 기술입니다. 360도 어느 곳을 응시해도 가상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에 현실과 완벽히 차단된 몰입감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이러한 VR 기술을 연애 시뮬레이션과 접목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Project M: 데이드림>은 EVR스튜디오에서 2018년 공개를 목표로 준비 중인 VR 기반 연애 시뮬레이션입니다. PC 기반 플랫폼이며, 세계 최고의 3D 그래픽 엔진인 언리얼(Unreal) 엔진을 이용해 사실적인 그래픽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게다가 연애의 대상이 되는 가상 캐릭터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삼았다고 하니, 상당히 몰입해서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Projcet M: 데이드림>의 한 장면

<프로젝트 볼레>는 볼레크리에티브社가 개발하고 있는 VR 서비스입니다. Project M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상 세계 속 캐릭터가 사용자의 취향을 학습해 반응한다는 것인데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시각 효과는 Project M 대비 다소 부족하지만, 사용자의 정서적인 부분을 자극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구체적인 서비스 일정은 미정입니다.

포문을 연 일본과 무섭게 쫓아 오는 중국

일본에선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을 기반으로 동작해 많은 기대를 모았던 <섬머 레슨>이 올해 출시 돼 VR 연애 시뮬레이션의 시작을 알렸으며, 중국은 성인 사용자를 타깃으로 당당하게 19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서비스 볼륨과 비싼 가격으로 인해 아직 낮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지만, VR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VR 연애시뮬레이션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요.

▲ 플레이스테이션용 <섬머 레슨>의 한 장면

가까이하기엔 아직 너무 먼 VR

아래는 VR 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한 기본 인프라 구성입니다. 만족할만한 시각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 100만 원 가량의 비용을 들여야 하는 셈이죠. 물론,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모바일 VR 기술도 있지만, AP의 그래픽 처리 능력과 배터리 문제로 갈 길이 요원한 상황입니다. 또한, 값비싼 콘솔 구매 비용을 절약할 수 있도록 플레이스테이션 나우와 같은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네트워크 기술의 한계로 유선 연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직 제약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 VR 서비스 이용에 남아있는 제약

5G 기술이 VR 서비스에 접목된다면?

5G 네트워크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초고속, 초저지연입니다. 5G 네트워크가 상용화되면 최소 기존 LTE 대비 수 배에 달하는 속도를 이용해 4K 이상의 영상도 열화 없이 전송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수 밀리세컨드 수준의 빠른 응답속도를 통해 어떠한 서비스든 버벅댐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즉, 돈이 많이 들고 복잡한 그래픽 연산 작업은 기업의 클라우드 스트리밍 인프라가 대신하고, 사용자들은 5G 망에 연결 가능한 저렴한 HMD만 있으면 무선으로 언제 어디서든 VR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여러분이 해야 하는 유일한 고민은, 어떤 캐릭터와 어디서 연애할지에 대한 결정뿐일 것입니다.

▲ 5G가 접목된다면 더 이용하기 쉬워질 VR 서비스

꿈 같은 이야기처럼 들리시겠지만, 5G 시대는 점점 우리 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미 SK텔레콤은 2019년을 목표로 5G 네트워크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5G 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개발자포럼, 공모전 같은 ICT 생태계 조성 활동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실이 곧 여러분들에게 찾아올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리는 5G VR 서비스는 무엇인가요? 영화 속 주인공과의 가상 데이트인가요? 아니면, 대륙을 넘나드는 글로벌 사이버 연애인가요? 초고속, 초저지연의 5G 네트워크 위에서 어떤 VR 서비스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지 오늘 퇴근길에서 상상의 나래를 한번 펼쳐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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