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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新JOB] AI튜터, 인공지능에 업무 지식을 불어넣다

2017.10.25 FacebookTwitterNaver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에 대해 우리는 열광과 공포를 동시에 느낍니다. <터미네이터><엑스 마키나> 영화를 볼 때는 두려움이 앞서고, 인간을 뛰어넘는 알파고와 왓슨의 맹활약에는 감탄을 금치 못하죠.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실체와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술도,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지능을 발휘하는 마법도 아닙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 언어이해 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하는 기술이지만 그 자체로는 잠재력을 가진 아이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학습입니다. 부단히 데이터를 붓고 훈련을 시켜야만 아이가 성장하듯 목적에 맞는 지능을 발휘합니다. 최근 인공지능이 크게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컴퓨터가 읽고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인데요.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대국 이전에 수십만 건의 기보 데이터를 학습했고, 아마존은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가 홈 비서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천 명에 가까운 인력을 학습에 투입했습니다. 오늘은 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AI튜터를 만나봤는데요.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김선일 매니저(26)는 인공지능 관련 업체인 마인즈랩에서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업무를 수행하는 ‘AI튜터’입니다. 물론 AI튜터는 아직 직업으로 정립된 개념은 아닙니다. 협의(狹義)로도, 광의(廣義)로도 해석될 수 있고 인공지능을 주어로도, 목적어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AI에 많은 데이터를 투입해 업무 지식을 불어넣는다는 의미에서 그 이름이 무엇이든 AI튜터는 미래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김 매니저에게 AI튜터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대학 4학년이었던 지난해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설한 ‘제1기 AI튜터 양성 과정’에 지원해 3개월간 교육받은 이력 때문입니다. 교육을 담당한 인공지능 전문기업 마인즈랩에서 김 매니저의 역량을 알아보고 교육 과정이 끝나자마자 채용하면서 바로 직업이 됐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입사한 김 매니저는 이 회사에서 AI튜터 관련 업무와 교육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김 매니저 말고도 1기 수료생 16명 가운데 AI튜터라는 이름으로 창업과 취업에 성공한 이는 모두 9명에 이릅니다.

인공지능은 잠재성을 가진 아이에 불과

인공지능을 둘러싼 많은 업무와 역할이 있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새롭게 주목해야 할 직무가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역할입니다. 보통 AI라고 하면 어떤 것이든 척척 해내는 범용적인 지능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직은 특정한 목적에 맞게 구축하는 AI 시스템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보험 업무에 AI를 적용하고 싶다면 보험 관련 데이터와 지식, 프로세스 등이 학습돼야 하고, 의료 분야에 적용하고 싶다면 임상 및 환자 데이터 등을 투입하고 이에 걸맞은 학습이 진행돼야 합니다.

콜센터 챗봇 훈련시키는 경영학도?

김 매니저는 매일 아침 컴퓨터를 켜서 챗봇(Chatbot) 등 다양한 서비스의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 업무를 시작합니다. 오작동 되는 서비스에 대한 원인을 파악한 뒤 이에 따른 코드 수정 및 학습 코퍼스(말뭉치; 자연언어 연구를 위해 특정 목적을 가지고 추출한 표준 언어집단)를 형성하는 것이 그의 역할입니다. 인공지능 코퍼스 재학습이 완료되면 서비스를 재등록하면서 일련의 프로세스가 완결됩니다.

이 정도 되면 AI튜터는 이공계를 나와야 할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그러나 김 매니저는 경영학과 출신입니다. AI튜터 중에는 문헌정보학과 출신도 있다고 합니다. 평소 다방면에 호기심이 많았던 김 매니저는 ‘앞으로 어떤 것이 중요해질까’라고 고민하다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나 문과 출신 졸업반인 그가 인공지능 분야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즈음 AI튜터에 대한 소식을 들었고 무릎을 쳤습니다. 이공계 출신이 아니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에 바로 신청하게 된 것이죠.

“아무래도 문과 출신이다 보니 3개월간 교육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전에 빅데이터 교육을 몇 개월 받은 경험이 있고 짬짬이 AI 관련 국내외 논문과 리포트를 읽으면서 기본 지식을 쌓아 둔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보통 코딩이라고 하면 문과생들은 손사래부터 치는 경우가 많은데 AI튜터에 필요한 코딩은 손쉬운 파이썬 등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충분히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현업 마인드는 아직

현재 마인즈랩 학습센터 조직에는 약 10명의 AI튜터가 근무 중입니다. 인공지능도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영역이 필요한데 마인즈랩의 경우는 알고리즘 연구조직과 이를 플랫폼에 적용하는 개발 업무, 그리고 각 업무에 맞게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학습센터로 나뉘어 있습니다. 현재 직원은 85명으로, 고객사가 늘어나고 사업 분야가 확장되면서 더욱 많은 AI튜터가 필요하지만 인력이 항상 부족합니다.

김 매니저는 “모 은행의 AI 프로젝트 때문에 현장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현업에서 인공지능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AI가 현실에서 괴리되지 않기 위해서 각 방면의 AI튜터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는데요. 인공지능 업체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직무에도 AI튜터가 필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AI튜터 업무를 하다 보니 데이터를 제대로 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했다고 합니다. 잘못된 데이터를 넣으면 잘못된 패턴을 인식하고 그러면 결국 오류를 낳게 되는데요. 현재 논란이 되는 인공지능의 인종 차별이나 성차별적인 요소, 혐오 표현 등은 편향된 데이터로부터 비롯됐다는 전문가들의 지적과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는 “지금은 금융, 교육 등 일부 분야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인공지능은 어떤 곳이든 다 쓰게 돼 있다”며 “AI가 각 업무 영역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매끄럽게 그 틈을 메워줄 수 있는 것이 바로 AI튜터”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문과생이어도 ‘파이썬’이나 ‘R’ 등 비교적 쉬운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루면서 관련 교육에 참여한다면 훨씬 더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와 함께 AI 관련 책을 읽고 구글, 바이두 출신의 앤드류 응과 같은 유명한 AI 전문가의 논문을 찾아 읽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AI에 업무 지식 학습이 중요해진다

‘AI튜터가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직무나 개념은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텐데요. 이에 대해 교육과정을 개설한 한종호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AI튜터 교육은 인공지능 콜센터라는 특정 직무 영역에서 초보적인 수준의 챗봇을 설계하고 이를 고도화하는 기능인 양성 과정”이라며 “앞으로는 거의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 AI 챗봇이 도입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조련해 줄 AI튜터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 센터장은 ‘단순한 챗봇 수준을 넘어 좀 더 고도화된 인공지능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인도해 줄 높은 수준의 튜터들이 새롭게 필요해진다’며 ‘인공지능의 적용 영역에 맞는 다양한 도메인 지식을 가진 AI튜터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2기, 3기 과정까지 총 53명의 AI튜터 수료생을 배출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는 향후 수요를 고려해 지속해서 교육 활동에 나설 계획입니다. 마인즈랩도 자체 아카데미 사업은 물론 대학들과도 연계해 커리큘럼을 만드는 등 AI튜터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IT기업인 SAS의 CTO 올리버 샤벤버거는 AI에 대해 ‘AI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로 학습하기 때문에 지금은 인공지능에 대해 겁먹을 때가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하도록 인공지능을 활용할 때’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올리버 샤벤버거의 발언 취지에 가장 근접하고 현실적인 직업 하나를 꼽으라면 그중 하나가 AI튜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알아두면 쓸모있는 새로운 직업, ‘알쓸新JOB’ 첫 번째 직업 AI튜터, 흥미롭게 보셨나요? 이 코너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떠오를 새로운 직업을 앞으로도 계속 소개할 예정입니다. 다음 편에 소개될 알쓸新JOB의 두 번째 직업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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