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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내 상품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2017.10.31 FacebookTwitterNaver

▲ AI 시대, 상품 목록을 보고 따져보던 소비자의 습관은 점점 사라질 것입니다

“아리아, 우유 한 팩 주문해 줘.”

인공지능이 발달한 미래에 익숙하게 볼 수 있는 AI 음성 비서를 활용한 쇼핑의 한 장면입니다. 어쩌면 이 과정도 생략되고, IoT 냉장고가 우유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바로 주문할 수도 있겠죠. SF소설의 한 장면이 실현되는 듯한 감동에 젖느라 자칫 놓치기 쉬운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상품 목록이 소비자들의 눈앞에 보이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용량당 가격, 유사 상품, 블로그의 구매 후기를 꼼꼼히 ‘보고’ 따지던 소비자의 눈앞에서, 이런 정보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소비자들은 AI 음성 비서에 의존하여 수동적인 구매 패턴을 따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음성 비서의 추천에 따라 구매한다. 둘째, 이용자 개인화에 따라 늘 사용하던 상품을 다시 구매한다. 셋째, ‘다이어트할 때 마실 수 있는 우유’ 등 이용자의 요청 및 사용 맥락에 따라 특화된 상품을 구매한다. 넷째, 특정한 이슈(축산물 전염병 등)가 있으면 음성 비서가 이용자에게 보고하고, 검색을 통해 최적화된 상품을 찾아 구매한다. 상품 리스트가 보이지 않는 AI 시대,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또, 어떤 상품이 살아남을까요?

AI 쇼핑 시대, 유통 시장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

▲ 가장 분명한 것은, AI 플랫폼 소유자가 유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저관여 생필품의 경우, 플랫폼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저관여 제품’(low-involvement product)이란 제품에 대한 중요도가 낮으면서 값이 저렴하며, 상표 간의 차이가 별로 없고, 잘못 구매해도 위험이 별로 없는 제품을 일컫습니다. 비누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별로 고민하지 않고 구매하는 경향이 있죠. 즉 ‘비누 한 상자 주문해 줘’라는 명령에 음성 비서가 추천한 PB 상품, 제휴 제조사의 상품, 또는 광고 상품을 거리낌 없이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다수의 PB브랜드를 보유하며, AI 음성 비서 알렉사(Alexa)가 구매 명령을 수행할 때 PB를 추천하도록 하는 등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제품은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택하게 됩니다. 하나는 ‘음성 비서 제조사/서비스사의 광고 플랫폼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곧 자체 PB상품과 제휴사뿐 아니라 광고주들에게도 손을 내밀 것입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PC-모바일의 검색 광고 상품과 AI 서비스를 손쉽게 연결해 새롭고 더 강력한 광고상품을 출시할 수 있겠죠. 마케터들은 이 상품을 연구하고 그에 맞는 광고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대규모 브랜딩 광고의 증대’입니다. TV 드라마보다 인터넷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더욱 일반화되는 시대에도 TV 광고는 여전히 유효한 매체입니다. 브랜드가 비싼 광고를 집행할 수 있을 만큼의 신뢰도를 갖고 있음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또한, 홈쇼핑을 즐겨 보는 부모님부터 유튜브 스타에 빠져 사는 10대까지 광범위한 타깃을 공략하고,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능동적으로 소비하는 동영상에 비해 집안일을 하며 무심코 소비되는 경향이 있어 브랜드의 각인 효과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고주들은 소비자가 음성 비서에게 ‘우유 한 팩’ 대신 ‘ㅇㅇ우유 한 팩’을 주문해 달라고 말하는 순간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쓸지도 모릅니다.

한편 이용자는 특정한 맥락과 요구에 의해서 상품을 주문하기도 할 것입니다. “혼술하기 좋은 안주를 주문해 줘”, 또는 집들이를 앞두고 “여럿이 하기 좋은 게임 다운로드해 줘” 등 명령을 받은 AI는 검색하게 되고, 맥락에 맞는 상품은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선택권에 들 것입니다. 만약 소비자의 뇌리에 어떤 이슈가 중요하게 떠오른다면 어떨까요? 가축 전염병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소비자는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양계 농장 번호를 외우는 대신 “조류독감 안전 지역에서 생산된 달걀을 주문해”와 같은 명령을 내릴 것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조류독감 발생 후 3년 이상 지난 지역’ 등 보다 검색하기 번거로운 정보, 윤리적 논란이 벌어진 기업의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주문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말 한마디로 이슈를 비껴갈 수 있게 되니, 소비자와 시장은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파급은 더욱 오랫동안 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 상품 리스트가 보이지 않는,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방법은?

그렇다면 여러분의 상품은 어떻게 해야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앞에서 설명한, 예상되는 네 가지 변화를 실행안으로 바꿔 보겠습니다.

1. 음성 비서 제조사/서비스사와 가까워져라!
당신이 제휴사업 담당자라면 일찍이 AI 회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하세요. 어떤 이점을 줄 수 있는지를 역설하고, 남들보다 발 빠르게 ‘추천 상품’에 당신의 제품을 올려야 할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마케터라면, AI-온라인-모바일 통합 광고 플랫폼의 등장에 따라 준비할 게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검색 광고 등장 이후처럼 어떤 키워드를 공략해야 제품이 잘 노출되는지(SEO, 검색 엔진 최적화), 또 어떤 키워드를 설정해야 싼값에 소비자를 모객할 수 있는지를 연구해야 합니다. 만약 AI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페이스북처럼 정교한 타깃 광고를 할 수 있게 된다면, 그 또한 마케터들의 연구 대상일 것입니다.

2. 분류 대신 이름이 불리게 하라
앞서 말했던 대규모 TV 광고, 바이럴 ‘병맛’ 동영상, 어떤 것이라도 좋습니다. 당신의 제품이 단순히 어떤 분류의 상품이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로 기억되도록 해야 합니다. 제품이 많아지고 소비자의 머릿속에 남는 경쟁이 치열하면 더 치열해질수록, 브랜딩에 대한 고민과 역량있는 브랜딩 담당자의 발굴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3. 특화형 상품을 개발하라
단순히 좋은 품질,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AI 플랫폼 홀더와 기성 강자들의 몫입니다. 신흥 사업자의 경우에는 특화형, 맥락형, 어쩌면 틈새시장을 공략한 상품들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고, 신뢰를 쌓아야 할 것입니다. AI 시대, 플랫폼과 브랜드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소비자들의 정확한 니즈, 그리고 소비의 맥락뿐입니다.

4. 바이럴 마케팅을 더욱 잘 활용하라
AI가 정보를 검색하여 소비자에게 추천하는 알고리즘이 더욱 고도화될수록, 평점과 블로그 정보는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AI가 이들 정보를 더 자주 참조할 테니까요. 평소에는 여러분의 상품이 어떤 맥락에 쓰이고, 어떤 부분에서 특화됐는지를 강조하세요. 또, 전염병이나 화학물질 파동 등 이슈가 발생할 경우에는 ‘우리 상품은 이슈에서 비켜났다, 안전하다’는 것을 역설해야 합니다.

작은 기술이 개인의 생활을 바꾸고, 전체 소비자의 행동을 바꾸고, 시장을 바꿉니다. 포스트 스마트폰(Post Smartphone)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논하는 시대, 여러분의 상품은 AI 시대에 준비가 되어 있나요? 글에서 제시한 것 외에도 더 많은 측면을 바라보시고, 고민하셨으면 합니다.

글. 스웨이드킴(커넥팅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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