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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오해와 진실

2017.11.13 FacebookTwitterNaver

▲ 중국 스마트폰 시장 들여다보기(출처: www.imaginechina.com)

스마트폰 시장을 보면 단연 우리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나 애플의 아이폰이 어떤 기능이나 디자인의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건지에 맞춰져 있습니다. 올해 나온 갤럭시 S8이나 노트8, 그리고 아이폰X가 아마 그런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제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은 결국 국내 판매량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나라 시장은 외산 휴대폰의 무덤이라고 불릴 만큼 삼성전자나 LG전자, 그리고 아쉽게도 얼마 전에 문을 닫은 팬택이 대한민국 시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물론, 애플의 아이폰은 예외였습니다.

그렇다면 해외 시장을 한번 들여다볼까요?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구글이 직접 개발한 스마트폰인 픽셀 시리즈나 안드로이드의 창시자 앤디 루빈이 만든 스마트폰인 이센셜(Essential), 그리고 과거 세계 시장 1등이었다가 몰락했던 노키아까지 다양한 업체들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중 우리의 관심은 단연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 스마트폰 단일 시장으로는 최대이자 정말 많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는 중국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화제의 중심에는 당연히 화웨이나 오포, 비보, 그리고 샤오미가 있습니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인구 15억에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5억 대 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 1등이었던 우리나라의 대표 선수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왜 중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가 이름으로나 듣고 있던 화웨이, 오포, 비보 그리고 샤오미는 어떤 경쟁력이 있는 걸까요?

중국 스마트폰 세그먼트를 나누는 기준, 판가

▲ 중국 스마트폰 시장 가격대별 점유율 – 중국 운영상 세계망, 코트라

먼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관해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중국은 3개의 통신 사업자가 있습니다. 가입자 7억 이상의 차이나 모바일(CMCC), 가입자 3억 이상의 차이나 유니콤(CU) 그리고 가입자 2억 이상의 차이나 텔레콤(CTC)이 중국 스마트폰 가입자의 대부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방 정부나 지역별로 수십 개의 MVNO 사업자들도 존재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알리바바나 텐센트 역시 MVNO 사업자 중 하나일 정도로 MVNO 사업은 중국에서 아주 보편화해 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스마트폰 업체만을 들여다보면 단연 일등은 중국의 맏형이라 불리는 화웨이이고 그다음은 중국의 BBK(부부가오)의 형제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오포와 비보, 그리고 샤오미 정도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5위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위안에 간신히 애플이 턱걸이 중이고 삼성전자는 7~8위권을 맴돌고 있습니다. 2013~2014년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 1위 업체였던 삼성전자가 맥을 못 추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가성비를 넘어 하이엔드 제품에 대한 경쟁력 있는 품질, 디자인을 갖춘 중국 스마트폰

최근에 나오는 중국 스마트폰들을 보면 과거 대비 분명히 디자인이나 기능, 그리고 소위 숫자 마케팅이라 불리는 사양까지 굉장히 잘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가격은 덤입니다. 얼마 전까지 회자하던 ‘가성비’라는 단어가 이젠 중국 스마트폰 제품에 붙이기엔 좀 어색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프리미엄 제품은 가격대가 3,000~4,000위안 수준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팔리는 가격대는 2,500위안 전후의 제품들입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나 애플은 어떨까요? 삼성전자는 제품별로 다르겠지만 프리미엄군인 갤럭시 S 시리즈나 노트 시리즈는 5,000~7,000위안 수준입니다. 애플 역시 비슷합니다. 한마디로 사양이나 디자인, 기능 등은 비슷한데 가격이 수천 위안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또한, 갤럭시 제품에는 애플과 비교했을 때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다른 중국 업체들의 제품과 같은 안드로이드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중국 시장 점유율을 가격대별로 나눠서 보면 가장 비싼 군에 속하는 5,000위안 이상에는 삼성전자와 애플, 두 업체만 있습니다. 제품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S나 노트, 그리고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만 존재합니다. 말 그대로 중국 로컬 업체들과는 관계없이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애플이 해당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 애플이 아이폰6로 중국 시장을 중국 최대 사업자인 차이나 모바일과 함께 공식적으로 들어오게 된 해에는 전체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차지할 만큼 그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4년 가까이 디자인의 변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초고가 수준인 아이폰에 대한 교체 수요는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이해가 된다면 삼성전자는 왜 그렇게 빠졌지?라는 의문을 가지실 거 같습니다. 일단 5,000위안 이상에선 이미 애플과의 경쟁에서 많이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그 아래의 고가나 중가, 저가의 가격대의 제품들이 잘 팔리지 않겠냐고 생각하겠지만 여기서 아까 언급했던 안드로이드라는 치명적 약점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게 됩니다. 그리고 가성비라는 단어와 함께 디자인이나 제품 품질의 고도화라는 단어도 함께 등장합니다. 말 그대로 중국 업체들의 수준이 이미 삼성전자 제품만큼 올라섰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같은 가격대라도 훨씬 좋은 사양과 디자인, 기능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바로 갤럭시를 괴롭히는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오해들

▲ 중국의 인터넷 통제 정책이 삼성전자의 갤럭시에 피해를 줄까요?

여기서 오해가 하나 발생합니다. 바로 구글이 중국에 못 들어가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를 사용할 수 없고, 이 때문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지금처럼 시장을 확대할 수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실이 아닙니다. 일단 사실인 부분은 구글 플레이를 중국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구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유명한 서비스 대부분을 중국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물론 VPN을 통한 우회 사용이 있지만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구글에서도 서비스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 안드로이드 소비자들은 어디서 앱을 내려받아 사용할까요? 그리고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정말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없어서 앱을 내려받을 수 없고 시장 점유율 하락을 불러온 걸까요? 아닙니다. 텐센트나 바이두, 치후 360과 같은 중국의 여러 업체가 자체적으로 앱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화웨이나 샤오미, 오포와 비보도 자체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고요. 물론 삼성전자 역시 자체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등록된 모든 앱 역시 안드로이드 호환 앱입니다. 그러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해도 중국의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보다 불편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앱이 더 적지 않습니다.

▲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첫 번째 타깃, 인도

여기에 더해 중국 시장 외적인 오해도 있습니다. 바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제품은 해외에 진출하기 어렵다는 오해입니다. 이 부분도 역시 안드로이드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연관이 있는데요. 많은 사람이 중국 스마트폰은 순정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안드로이드를 해킹해서 자체적으로 만든 운영체제를 쓴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순정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 플랫폼(AOSP)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이것도 역시 틀린 부분입니다. 과거 중국 짝퉁 제품들을 보면 구글이 인증하는 프로그램의 승인 없이 제품을 만들다 보니 구글 플레이 스토어 사용도 어려웠고 이 때문에 소비자가 APK로 직접 앱을 깔아 쓰는 게 아니면 사용이 어려웠습니다.

또 샤오미와 같은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안드로이드 기반의 오픈 소스 운영체제를 만들어 배포했기 때문에 이런 오해들이 발생했습니다. 최근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구글의 인증 가이드를 아주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단지, 중국 내에선 정부의 방침으로 플레이 스토어나 구글과 관련한 서비스 앱들을 삭제해 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삼성전자의 갤럭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구매 대행이 아닌 해외에 바로 출시되는 중국 제품들은 구글의 인증도 받고 플레이 스토어나 지메일이나 구글의 다른 서비스들을 모두 탑재해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중국 스마트폰들의 해외 진출 역시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네트워크 서비스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들여다볼 때 중요한 부분이 바로 네트워크 시장의 변화입니다. 최근에는 5G 서비스 때문에도 굉장히 이슈가 큰 상황입니다. 왜 그렇게 통신사업자들뿐만 아니라 제조사들까지 모두 새로운 네트워크 서비스에 민감한 걸까요? 그 답은 바로 2013~201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살펴보면 실마리가 풀리게 됩니다. 중국은 스마트폰의 보급이나 3G 통신의 보급이 상당히 늦은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2009년 3G망에 대한 인허가를 내줬지만 2011년이 될 때까지 전체 단말에 6.4%만이 스마트폰일 정도로 그 보급은 정말 지지부진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은 2009년 11월에 아이폰 3GS가 처음 도입되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4G를 중국 독자 표준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여기에 맞춰 네트워크 기술이나 이와 연동이 되는 통신용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물론, 2013년까지 중국의 주요 통신망은 3G였고 스마트폰 대부분은 삼성전자나 모토로라와 같은 외산 제품들이 장악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무주공산이었습니다. 당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대부분 다른 제조사들이 주문하면 주문자의 요구 사항에 맞게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해서 제품을 납품하는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화이트 박스 업체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화웨이 역시 그랬습니다. 이런 제조사들이 2013년을 계기로 환골탈태하게 됩니다. 바로 2014년 시작된 4G의 상용화에 맞춰 칼을 갈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당시 해외 업체들은 기술적 자만으로 중국의 4G 시장이 열리더라도 3G 스마트폰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고 4G는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나 열릴 거라 예상한 겁니다. 그리고 이런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자신들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의 드라마가 쓰이게 됩니다. 바로 중국 정부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보조금 삭감과 4G 보급형 단말에 대한 보조금 추가 지급이 결정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비싼 제품은 더 비싸게 되고 싼 제품은 더 싸게 살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맞춰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정말 꼭 필요한 기능과 성능을 적용한 제품들을 내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가격을 대폭 낮추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합니다. 물론 과거와는 달리 제품의 완성도나 디자인과 같은 부분에도 좀 더 많은 투자와 신경을 쓰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이때 등장한 제품이 바로 샤오미의 홍미와 같은 제품이나 화웨이의 아너와 같은 브랜드의 제품들이 유통이나 중간 이윤 부분에서 거품을 쫙 빼고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게 됩니다. 당시 중국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10~20대의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갖고 싶게 되고 소비자들의 가벼운 호주머니 사정을 이런 업체들이 채워주게 된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외산 휴대폰들을 뒤로 물리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할 수 있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중국 스마트폰, 이젠 해외 시장으로

▲ 중국 스마트폰의 해외 시장 진출이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미 가성비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거나 연구 개발하는데도 세계적 업체들에 크게 뒤지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 진출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순서입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너무나 조용하고 그 속도 또한 아주 느립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나 선언을 봐도 인도나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중남미가 대부분입니다. 미국이나 일본, 서유럽, 그리고 우리나라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업체는 아직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중국 업체들의 모습을 보고 ‘해외 진출을 하면 특허 문제가 쟁점이 된다’거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안드로이드 짝퉁이기 때문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사용할 수 없다’라거나, ‘해외 시장에는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 모두 틀린 얘기입니다. 중국이 동남아시아나 인도, 아프리카나 중남미와 같은 이머징 국가부터 진입하는 이유는 과거 중국의 상황과 굉장히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스마트폰이 아니라 일반 휴대폰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고 이제 3G가 서비스되거나 4G가 서비스되기 시작한 이런 국가들이야말로 중국 업체들이 몸소 경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국가들에는 자신들이 중국에서 썼던 전략을 조금의 현지화만을 적용, 수정해서 추진하고 있는 겁니다.

▲ 화웨이를 제외하곤 아직은 대부분의 판매는 중국에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서유럽이나 미국, 일본과 같은 국가들은 진출하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단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입니다. 이런 국가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우리나라처럼 통신 사업자의 힘이 단말기 시장에도 크게 미친다는 부분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통신 사업자가 밀어줘야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기대한 것만큼 팔 수 있다는 얘깁니다.

중국의 경우, 삼성전자나 LG전자, 그리고 다른 유명한 해외 업체들이 쌓아온 10년 이상의 시간이란 게 없습니다. 이런 업체들은 그동안 사업자들과 동고동락을 함께 하며 많은 역사를 만들어 갔지만, 중국 업체 중 맏형이라 불리는 화웨이조차 스마트폰 부분에선 그 역사가 아주 짧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업체들이 이런 통신 사업자들에게 열심히 공을 들이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제품의 품질이나 디자인이 점점 더 좋아지는 상황에서 언제 본격적으로 시장에 들어갈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글. 최형욱(커넥팅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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