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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인사이트] 2017 영화 Best 10 다시 보기

2018.01.11 FacebookTwitterNaver

▲ 2017년 영화계에는 어떤 작품들이 있었을까요?

영화,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소설가 김중혁이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 ‘영화당’ 87회의 주제는 ‘2017 베스트 영화’였습니다. 2017년은 참 길고도, 바쁜 해였는데요. 3월 탄핵, 11월 수능 연기 등 사회적으로 중요한 소식들도 많았습니다. 동시에 다양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었던 해이기도 합니다. 이동진 평론가와 김중혁 작가가 2017년 영화계를 결산하며 각자의 취향을 바탕으로 5+5편, 총 10편의 베스트 영화를 골랐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작품들이 선정되었는지 지금부터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 결말 혹은 클라이맥스 관련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음을 미리 양해 바랍니다.

Best 1. “한 번도 본 적 없는 전쟁 영화” <덩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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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덩케르크>에는 영웅 대신 거대한 벽화 같은 ‘공동체’가 있습니다. ⓒ 배급사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동진: 크리스토퍼 놀란이 과대평가된 감독이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가 <덩케르크>입니다. 일반적인 전쟁영화는 적진 속을 돌파한다거나, 교전 장면의 치열함을 보여주는데요. 이 영화는 재난 영화처럼 만들어졌습니다. 적군은 사실상 자연재해처럼 다루어집니다. 실제 적군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캐릭터 한, 두 명을 영웅으로 만들지 않고, “어떻게 함께 살아서 돌아갈 것인가”에 모든 공력을 쏟습니다. 공동체가 만들어낸 거대한 벽화를 보는 느낌입니다.

Best 2. “온몸을 들썩거리게 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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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비 드라이버>는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의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액션으로 시작합니다. ⓒ 배급사 소니 픽쳐스

 

김중혁: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B급 취향이 본격적으로 주류 시장에 안착한 영화입니다. 저는 음악이 좋을 때 영화가 좋아지는데요. 오프닝에 ‘존 스펜서 블루스 익스플로전’의 음악이 나오는 순간 ‘이건 내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0분에 걸친 자동차 액션 장면으로 시작되는데, 이 장면을 보고 나면 영화를 끝까지 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킵니다. 느린 곡과 빠른 곡을 계속 변주하는 한편의 뮤직비디오 같은 영화예요.

Best 3. “겉으로 보이는 것과 속내가 완전히 다른 영화” <토니 에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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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니 에드만>의 아버지와 딸이 나누는 장난은 사실 절규에 가깝습니다. ⓒ 배급사 그린나래미디어㈜

 

이동진: 얼핏 딸이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고 가족에게 돌아가는 디즈니 같은 이야기로 보입니다. 그러나 속내를 파고들면, “세상에서 가장 고통받는 동물이 웃음을 발명했다”라는 니체의 말이 떠올라요. 주인공인 아버지와 딸이 농담과 장난을 많이 치는데, 사실은 거의 절규나 비명에 가깝습니다. 또 아버지 세대인 68세대와 딸 세대인 신자유주의 세대 간의 갈등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Best 4. “나를 키워준 수많은 엄마, 누나, 친구에게 바치는 영화” <우리의 20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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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20세기>는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 배급사 그린나래미디어㈜

 

김중혁: 이번에는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남자아이로 보이지만, 사실은 남자아이가 잘 자라도록 만들어준 주변 여성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영화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뭐가 바뀌었나 싶을 정도로 큰 사건이 없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면 한 뼘 성장하는 느낌이 듭니다.

역시나 음악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한데요. 배우들이 세대별로 좋아하는 음악을 가지고 와서 파티한 다음, 그 분위기를 그대로 영화로 옮겨왔습니다. 이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매력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있죠.

Best 5. “올해 가장 슬픈 영화”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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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은 인간의 기억이 어떻게 차곡차곡 쌓이는지 보여줍니다. ⓒ 배급사 ㈜싸이더스

 

이동진: 굉장히 지적이고, 슬픈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지루하고, 대화 위주의 연극처럼 느껴지죠.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묘사되는 것이 이 영화 화법의 핵심입니다. 그러다 시간이 점프하고, 엔딩 장면이 나오는데,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감정이 몰려와요. 올해의 엔딩을 하나만 꼽으라면 이 영화를 꼽고 싶어요. 제 경우, 올해 가장 슬픈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김중혁: 실제 연극 <마조리 프라임>이 원작인 이야기라, 대사를 들으려 귀를 쫑긋 세웠는데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해도 대사들이 눈처럼 차곡차곡 쌓였다 폭발하는 순간이 옵니다. 천천히 지켜보시길.

Best 6. “원작의 세계관과 스타일까지 충실히 계승한 영화” <블레이드러너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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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이드 러너 2049>에는 라이언 고슬링의 외로운 분위기가 한몫합니다. ⓒ 배급사 소니 픽처스

 

김중혁: 전설적인 SF의 바이블 <블레이드 러너>를 드니 빌뇌브 감독이 35년 만에 완전히 새롭게 부활시켰습니다. 굉장히 문학적이면서도 감성적으로 울림이 큰 영화입니다. 라이언 고슬링의 외로워 보이는 외모가 한몫하지요. 극 중 주인공 K가 ‘카프카의 K’ 아닐까 싶어요. 카프카적인 세계에서 혼자 외롭게 고군분투하는 K를 통해 존재의 아픔,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고 볼 수 있지요.

이동진: 30년 전, <블레이드 러너>의 핵심은 SF에 필름 누아르 적인 내용을 접목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 그러한 스타일과 세계관을 충실히 계승했습니다. 이렇게 충실히 계승하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속편도 드물 거예요.

Best 7.“영화가 가진 딜레마∙희망∙절망을 다 보여주는 탁월한 영화” <퍼스널 쇼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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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스널 쇼퍼>는 문자로 이루어지는 대화만으로 대단한 서스펜스를 줍니다. ⓒ 배급사 아이 엠

 

이동진: 평론가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선택입니다. 가장 단순한 도구를 사용해 가장 미니멀한 방식으로 우리를 사로잡는 영화예요. 볼 수 없는 것을 기어이 보려고 하는 여자의 사투이면서, 한편으로는 영화라는 매체의 사투입니다. 영화라는 매체는 보여줄 수 없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매체잖아요. 테크닉도 굉장해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은 거의 모든 영화에서 나오지만, 이 영화는 액션 없이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찍기만 하는데도 긴장감이 굉장합니다.

Best 8. “소설이 영화화된 가장 좋은 예” <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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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산성>에서는 선과 악을 구분하지 않고, 두 세계관이 팽팽히 부딪힙니다. ⓒ 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

 

김중혁: 영화를 보고 있는데 책을 보는 것 같습니다. 칭찬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보고 있으면 ‘정말 좋은 글이 배우들의 대사로 고스란히 옮겨졌구나’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강대국 속 약소국인 한국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를 시사합니다.

이동진: 영화 속에서는 두 신하가 왕을 설득하기 위해 대화합니다. 그러나 사실상 관객을 설득하기 위해 두 세계관이 팽팽하게 부딪히는 셈입니다. 특정한 세계관을 일방적이고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한국 영화는 많았지만, 두 세계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지적인 영화는 드물지요.

Best 9. “올해 제일 불편한 영화” <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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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르>에서 이자벨 위페르는 속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 캐릭터를 탁월하게 연기합니다. ⓒ 배급사 소니 픽쳐스

 

이동진: 카프카는 “좋은 책은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와 같은 것.”이라고 했는데요. 좋은 영화로 바꿔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안주하는 통념의 바다를 내리치는 도끼 같은 영화입니다. 불편하고 거부감이 들 수 있지만, 산산조각 난 상태에서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거기에 이자벨 위페르까지 있지요. 차갑게 가라앉은 얼굴로, 활화산처럼 들끓는 속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 연기가 탁월합니다.

김중혁: 스토리텔러로서 의미심장하게 느껴집니다. 주인공은 게임회사에서 근무합니다. 게임회사는 스토리를 어떻게 쌍방향으로 구현할지 고민하잖아요. 기존의 이야기를 전복하려는 사람의 사투가 현실과 교묘하게 맞물리는 지점이 흥미롭습니다.

Best 10. “드뇌 빌뇌브의 현재까지 중 최고작” <컨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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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는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블레이드 러너 2049>처럼 인간의 기억에 대해서도 울림 있게 이야기합니다. ⓒ배급사 UPI 코리아

김중혁: 올해는 드뇌 빌뇌브 감독의 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적이지만 굉장히 감성적인 영화로 현재까지 드뇌 빌뇌브 감독의 작품 중 최고작입니다. 지구의 역사가 서로 경쟁하고 파멸시키기 위해 달려왔다면, 이제 함께 살 방법을 제안하는 과감한 영화입니다. 인간의 삶과 기억, 존재에 대해 성찰을 하기에 좋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동진: 시각 디자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영화입니다. 책에서만 존재하는 외계를 어떻게 시각화할 것인가, 어떤 형태로 우주선을 디자인할 것인가, 외계인들은 어떤 형체를 하고 있을 것 인가 등 기본적인 전제를 창의적이고 독창적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짧지만 굵직하게 2017년 Best 영화 10편을 훑어봤습니다. 김중혁 작가와 이동진 평론가가 각각 2017 최고의 영화로 뽑은 <컨택트>와 <퍼스널 쇼퍼>는 물론, 오늘 소개해드린 영화들 모두 B tv에서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그럼 2018년에도 좋은 영화로 찾아올게요!

* 본 콘텐츠는 B tv의 콘텐츠를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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